<화수禾穗>가 승은을 입더니만 부끄러움에 볼 낯이 없어서 읊조리길;

 

 

“행화荇花{마름꽃}가 피기 시작하고 우화藕花{연꽃}가 졌는데,

 

누런 잉어가 찾아와서 교접하니 붉은 잉어가 부끄럽구나.

 

 

산비둘기가 찾아와서 학과 가까이함은 옳은 일이 아니건만,

 

쇠한 이 얼굴이 아들을 얻지 못하며

 

헛되게 높으신 황상께서 몸소 힘드시게 하니, 어찌할꼬?

 

 

무심한 운우만 허리아래를 적시는구나!”

 

 

 

상께서는 그녀를 위로하며 이르시길

 

 

“본시는 한 집안이었는데 남들은 아니라 하네.

 

하찮은 이들이라면 등지고도 살겠지만 어찌 그대를 그럴 수 있으리오!”

 

 

라 하셨고, <화수禾穗>는

 

 

 “불행히도 한참이나 늙은 금일에야 뵈었더니,

 

기쁜 눈물이 뒤엉켜서 흐름도 모르겠고,

 

지난날의 잘못들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부끄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사옵니다.”

 

라 하였더라. 

 

 

 

동명11년(BC27년) 추모가 비리(북부여)를 정벌하기 위하여 용원에 도착하여

 

용연의 리택에서 <화수禾穗>와 <화악禾萼>을 만나

 

<화수禾穗>가 승은을 입고 나눈 대화이다.

 

 

<화수禾穗>는 <가달賈達>과 법황(法皇) 사이에서 난 큰딸로 이 때 나이가 61살이고

 

<화악禾萼>은 <가달賈達>과 <화상禾相> 사이에서 난 딸로 이 때 나이는 51살 이었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