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12년(BC26년) 11월,

 

 

마한(馬韓)사람 <관중貫仲>이 황금(黃金) 400근과 은(銀) 1,000근 및

 

동(銅) 800근을 바쳐왔더니, 상께서 기꺼이 받으시어 황후궁으로 보내 두시고,

 

<관중貫仲>을 황후궁 사자(使者)로 삼으셔서 금화(金花) 조성(造成)을 맡아보게 하고 

 

어기(御器)와 어칠(御漆) 등을 만들게 하셨더니,

 

 

<협보>가 간하여 아뢰길

 

 

효왕(孝王)께서는 진주보합(眞珠宝盒)을 받지 않으셨고,

 

<유항劉恒>은 천리마(千里馬)를 받지 않았습니다.

 

 

개략 사람들의 임금 된 이들은 백성들의 물건을 받지 않는 사례일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어찌 바깥 나라 사람의 금(金)을 받으시고

 

그 사람에게 작위(爵位)를 주시는지요?

 

 

성인(聖人)의 도리(道理)가 아닐까 하여 두렵습니다.”라 하였더니,

 

 

 

상께서는

 

 

“내 증조부께서 진주(眞珠)라는 것을 받지 않으신 것은 검소하심으로

 

<화숙禾叔>을 깨우치셨음이며,

 

<유항劉恒>이 천리마를 받지 않았음은 쓸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소.

 

 

짐은 지금 창업(創業) 중이어서,

 

상(賞)과 봉록(俸祿)을 주고 물품을 사들이고 가축을 무역하는 계책들 모두를

 

금(金)・은(銀)・동(銅)・철(鐵)에 의지하고 있으니,

 

어찌 받지 않을 수 있겠소?”라 하셨고,

 

 

이에 <협보>가

 

“이 습속이 점점 길어지면 필시 후세에 폐단이 될 것입니다.”라 하였더니,

 

 

상께서는

 

“창업하는 임금은 지켜서 이루는 임금이 아니며,

 

<유항>의 아비는 <유항>과 같은 시절을 맛보지 못하였고,

 

<유항>은 그의 아비와 같은 시절을 지내지 않았던 것이오.

 

 

개략 시절이 똑같지 않음인데, 자네는 어찌 고집함이 그리 심한가?

 

 

허나, 모든 신하들은 대략 위세에 눌려서 감히 간언하지 않았는데,

 

그대 혼자만이 아니 된다 하였으니, 말하자면 현명하지는 않은 것이었소.

 

 

그대에게 비단 열 필을 내리겠소.”라 이르셨더니,

 

 

<협보>는 받지 않으면서 아뢰길

 

 

“말씀드린 것은 가납하지 않으시고 다만 비단만을 내리시니,

 

이는 공이 없음에 상을 주시는 것이어 감히 받을 수 없겠습니다.”라 하였더라. 

 

 

 

 

※ 참고

 

 

마한(馬韓) : 산동성에 있던 辰國의 하나

 

효왕(孝王) : 芻牟의 증조부

 

유항(劉恒) : 前漢 文帝, 劉徹(武帝)의 祖父이며, 劉邦의 庶子

 

 

 

협보는 BC50년생으로 강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직언을 서슴치 않았던 인물이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