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황제 31년 임오(AD142)

 

정월 달가(達賈)를 좌보로 하였다.

 

3월 <수성遂成>이 질양(質陽)에서 7일 동안 사냥하며 돌아오지 않고

즐기고 노는 것이 도를 넘었다.

 

7월엔 또 기구(箕丘)에서 5일 동안 사냥하고,

왜산(倭山)에서 사냥하며 백성들의 서숙(黍菽, 기장과 콩)을 상하게 하였다.

 

그의 무리들인 관나(貫那) 우태 <미유彌儒>, 환나(桓那) 우태 <어질菸疾>,

비류(沸流) 조의 <양신陽神> 등과 상의하다가,

 

“형황(兄皇, 宮)은 늙어도 죽지 않으니, 어찌해야 하겠소?

내 나이도 저물어가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소.”라 하였다.

 

모두가 “당장 폐합시다.”라고 하였다.

 

백고(伯固)가 말하기를

 

“적자가 있는데 하필 형제간에 전위한단 말입니까?

 

공(公, 수성)은 황제의 지친이며 백관의 수장이니, 마음속엔 충효가 있어야 마땅한데,

어찌 이와 같이 황음함이 있습니까?

화복(禍福)은 문(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사람들이 불러들이는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수성이 말하기를

 

“즐기고 노는 자리에서 놀지는 않고, 무얼 하려느냐? 너는 입을 다물어라.”

라고 하였다.

 

9월 서도(西都)에 지진이 있었다.

 

왕이 밤에 꿈을 꾸었는데, 표범 한 마리가 호랑이의 꼬리를 깨물어 끊었다.

 

무당이 말하기를

 

“필시 황친(皇親)이 대통(大統)을 끊으려 일을 꾸미고 있음입니다.”라고 아뢰었다.

 

왕이 언짢아하자, 고복장(高福章)이 말하기를

 

“선한 일을 하면 재앙도 바뀌어 복이 되고,

선하지 않은 짓을 하면 길한 것도 흉한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나랏일 걱정하시길 집안일처럼 하시고,

백성 아끼시길 자식같이 하시는데, 어찌 근심할 일이 있겠습니까.

 

무릇 임금의 복은 덕행에서 오는 것이지 꿈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 하였다.

 

(고)복장은 (고)루의 증손이다.

 

 

이때 태조 75세, 수성 72세, 태조의 아들 백고는 21세이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