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是 有白亥祠 在神林池中

有兩白亥 與七鷄爭技

俗傳 不可使外人見之

權妻之不及寵者 多生私子 皆委於祠主 育爲鷄亥 

 

上 幼時爲㑄 所引常觀其枝 及長 護其祠

至是 知其鷄亥 多私宮人 欲誅之

召其聖人試之 聖人不諱直言

上嘉之 乃止

遂以其祠 爲言只所

命馬政大頭 賜治疫藥師十二人 大白馬 

<박창화 필사본 지마기>

 

 

(지마 9년, 서기 167년)

 

이전에 신림지(神林池)의 가운데에 백해사(白亥祠)가 있었는데,

두 백해(白亥)가 칠계(七鷄)와 재주를 다투었다.

 

세속에 전하기를 외인들은 볼 수 없게 하였다고 한다.

 

임금의 사랑이 미치지 못한 많은 권처들이 사생아를 낳았는데,

모두 사주(祠主)에게 맡겨져 계(鷄), 해(亥)로 키워졌다. 

 

상이 어렸을 때는 업신여겼고, 이끌려가서 그 재주를 보곤 하였는데,

자라나서는 그 사당을 보호하게 되었다.

 

이때에 이르러 많은 계(鷄), 해(亥)가 궁인들과 사통한 것을 알고

죄를 다스리고자하여 그 성인을 불러 시험해보았더니,

성인이 믿는 바를 거침없이 이야기하기에,상이 기뻐하며 그만두었으며,

마침내 그 사당을 언척소(言只所)라 하였다.

 

마정대두(馬政大頭)에게 명하여

치역약사(治疫藥師) 12인에게 대백마(大白馬)를 하사하였다. 

 

 

 

이때 지마에게 감동을 주어 백해사를 구해낸 성인이 과다흑치이며,

그 후 지마는 그에게 설법을 듣기를 즐겨하고 좋아하였다.

 

그가 사당의 이름을 언척소라고 한 것은 언척이라는 말 때문이었다.

 

 

 

四月 上謂言只所聖人曰 爾神靈乎

曰 靈未知也 只言只也

上曰 何謂言只

曰 言只 即發不二也 不拘驗不驗也

上曰 善 乃賜聖人 爵阿飡 

<박창화 필사본 지마기>

 

 

(지마 9년, 서기 167년)

 

4월, 상이 언척소(言只所) 성인에게 말하기를

 

“그대의 신은 신령한가?”

 

말하기를 “신령한지는 모르나 다만 하나를 말합니다.”

 

상이 말하기를

 

“하나를 말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말하기를

 

“하나를 말한다는 것은 곧 불이(不二)를 나타내는 것이고,

 

신령하고 않고에는 구애되지 않습니다.”

 

상이 말하기를

 

“그렇구나!” 하고는

 

성인에게 아찬(阿飡)의 벼슬을 내렸다. 

 

 

言只이란 ‘하나를 말하다’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只’는 ‘단지’를 뜻하는 ‘지’가 아니라 ‘하나’를 뜻하는 ‘척’이다.

 

언척이라는 것은 세상만사의 근본은 하나이며 불이(不二)라는 것이다.

 

그 세상만사의 근본을 알면 해탈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절에 가면 불이문(不二門)을 볼 수 있는데,

불이(不二)의 진리로 해탈을 이루면 부처가 된다하여

해탈문(解脫門)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불이(不二)와 언척(言只)은 같은 개념이다.

 

이 언척(言只)에 대하여 위화진경에도 설명하고 있다.

 

后曰 鷄聖言只 何謂只乎

花曰 飢則思飽 飽則困 寵則思淫 淫則疲

故食色 只在不飢不寵

冨貴者貧賤之所慾 而冨則勞其形 貴則危其身

故大福 只在不貧不賤

 

不飢,不寵,不貧,不賤 則乃求其眞

始 懷其疑 疑則思 言則愈疑

故大化無爲 大道無言

此所以聖人言只也 

<박창화 필사본 위화진경>

 

 

后가 말하기를

 

“鷄聖이 ‘척(只)’을 말하는데 무엇을 일컬어 ‘하나’라 하는가?”

 

花가 말하기를

 

“배가 고프면 배가 부르고자 하고, 배가 부르면 곧 나른하게 됩니다.

사랑하면 음행을 하고자 하고, 음행하면 곧 피곤하게 됩니다.

 

따라서 식과 색은 다만 배고프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데 달려있는 것이고,

부와 귀는 가난하고 천한 자가 원하는 바인데,

부란 곧 육체를 힘쓰게 하고, 귀란 그 몸을 위태롭게 하니,

따라서 큰 복은 다만 가난하지 않고, 천하지 않는 데 달려있는 것입니다.

 

배고프지 않고, 사랑하지 않고, 가난하지 않고, 천하지 않는 것은,

곧 그 진(진리)을 찾는 것입니다.

 

처음에 의심을 품게 되고, 의심은 곧 생각하는 것인데, 말은 의심을 더하게 합니다.

 

따라서 대화(大化)는 무위(無爲)요 대도(大道)는 무언(無言)이라,

(큰 가르침은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며, 큰 도리는 말하지 않는 것이라,)

 

이것이 성인이 ‘하나(只)’을 말하는 까닭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세상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이고 그 하나가 마음이면, 그 마음마저 비우라는 말이다.

 

마음(욕망)을 비우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라면 편안해 진다는 말이다.

 

 

 

지마왕 10년(AD168년)

 

3월, 언척소(言只所) 성인(聖人) <과다흑치果多黑齒>를 아찬(阿飡)으로 삼았다.

 

군신(君臣)들이 이를 따졌다.

 

상이 말하기를

 

“너희들은 그의 골품(骨品)을 모른다. 짐 혼자 안다.” 라고 하였다.

 

사람들이 독지아찬(獨知阿飡)이라 여겼다.

 

아마도 <조호鳥好>大母의 私子였기 때문이다.

 

<한문汗門>을 신리장군(神籬將軍)으로 삼았다.

 

 

 

三月 上謂果多黑齒曰聖人亦盜乎

齒曰 盜矣 其盜大而難見

王者亦盜乎

曰 盜矣 其盜小而難見

上曰 何謂小乎

曰 王者天下之主故慾無不行 而不及於小 故夢盜之也

 

上曰 善 吾於羊介然矣

先今之時 吾欲羊介 而夢盜之 今尙夢之 王者尙如此 况庶人乎

乃命放中外盜囚

 

齒曰 徒放之 則習而助惡臣請聚而育之

乃名其村曰 盜村方言奴小馬路

以果多黑齒爲奴小馬路村主

於是 盜窃乃息 仁賢之風復起 

<박창화 필사본 지마기> 

 

            

 

지마 11년(서기169년)

 

3월, 상이 <과다흑치>에게 말하기를

 

“성인도 도둑인가?”

 

흑치: “도둑입니다. 도둑질 한 것이 커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상: “왕도 도둑인가?”

 

흑치: “도둑입니다. 도둑질 한 것이 작아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상: “작다니 무슨 말인가?”

 

흑치: “왕은 천하의 주인이기에 하고자 하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만,

         작은 것에는 어찌 할 수 없기에 도둑질을 꿈꾸는 것입니다.”

 

상: “그렇구나. 내가 <양개羊介>에게 그러하였다.

       선금 시절에 내가 <양개>를 욕심 부려 훔치기를 꿈꿨고 지금도 또한 그러하니,

       왕이라는 자가 이러할 진데 하물며 백성들은 어떻겠는가?”

 

이에 온 나라의 잡힌 도둑들을 풀어주라 명하였다.

 

<과다흑치>가 말하기를

 

“죄수들을 놓아주면 곧 관습이 되어 악인을 만들게 됩니다.

 신은 이들을 모아 교육시키기를 청하옵니다.” 

 

이에 그 촌을 [도촌]이라하고 방언으로 [노소마로]라 하였다.

 

<과다흑치>를 노소마로의 촌주로 삼았다.

 

그리하여 훔치는 일이 없어지고, 인현(인자와 현인)의 풍속이 다시 일어났다.

  

 

지마왕과 <과다흑치>의 도둑에 관한 대화이다.

 

인간의 본성은 갖고 싶은 것은 훔쳐서라도 갖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것이다. 

 

<과다흑치>는 사람의 본성이 그러하니 도둑질은 악인을 만드니

이를 교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과다흑치>라는 자는 그의 말과 달리 나중에 도둑촌의 수장이 되어

신라라는 나라를 훔치려하다 실패하게 된다.

 

정말 그의 말대로 대도(大盜)였던 것이다. 

 

<과다흑치>는 백해사에서 <조호>대모의 사생아(私生兒)로 태어났으나,

선학(仙學)에 통달하여, 그 화려한 언변으로 지마왕의 관심을 끌게 되었고,

마침내 계도를 이끌고 반란을 꾀한 인물이다. 

 

그 백해사라는 곳은 사랑을 받지 못한 임금의 권처들이

바람을 피워 낳은 자식들을 맡긴 곳이었다.

 

<과다흑치>는 <조호鳥好>대모가 한기부의 종(漢岐奴)과 잠통하여 낳은 인물이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