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원제17년{AD347}정미,

 

정월, 백제의 <근초고>가 단을 쌓고 천지에 제사하고,

<진정真淨>을 조정좌평으로 삼아 정무를 크게 바꾸었다.

 

<진정真淨>은 <초고肖古>의 처족으로 성품이 삐뚤어져 사납고 어질지 못하여,

정사에 있어서는 가혹하고 자잘하였고,

권세로 자신을 위하니, 나라사람들이 괴로워하였다.

 

상이 이를 듣고 좌우에게 이르길;

 

“<초고>가 감히 천자의 노릇을 하려하고

<진정真淨>의 행실 또한 이러하니 벌해야 되지 않겠소.”

라 하였더니,

 

<상도尙道>가 아뢰길;

 

“나라에는 세 가지 귀한 것이 있는 바,

그 하나는 신{神}이요, 그 둘은 임금{君}이며, 그 셋은 신하{臣}입니다.

백제는 비록 임금이 죽어 새로운 이가 대신하고 있으나,

<초고>는 멀리 보는 식견이 있고,

<정淨>은 인망을 얻지는 못하고 있으나 재간이 능하니,

준비 없이 갑자기 토벌하는 것은 불가합니다.”

라 하였다.

 

이에 토벌하기를 그만두었다.

 

 

근초고 2년(347년) 봄

 

정월, 천지신명에 제사를 지냈다.

 

<진정>을 조정좌평으로 삼았다.

 

<정>은 왕후의 친척으로서 성질이 흉악하고 어질지 못하였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도 까다롭고 잔소리가 많았다.

 

그는 권세를 믿고 함부로 행동하여, 백성들이 그를 미워하였다.

 

 

미추왕 23년(A.D.347) 화양(火羊=丁未)

 

2월 부여(夫余)가 <진정眞淨>을 조정좌평(朝廷佐平)으로 삼았다.

 

<진정>은 왕후의 친척으로 낭려(狼戾, 이리처럼 욕심이 많고 도리에 어긋남)하고

너그럽지 않아, 어떤 일에 임함에 성질이 까다롭고 속이 좁았으며,

세력을 믿고 남의 말을 듣지 않으니 나라사람들이 우려하였다.

 

니금(尼今)이 기림(基臨)태자에게 설명하여 말하기를

 

“위국(爲國, 나라를 위함)의 도(道)는 백성을 사랑함과 같음이 없고,

백성을 사랑하는 도(道)는 관인(寬仁, 너그럽고 어짊)만 못하다.

 

지금 서토(西土)는 하늘을 등지고 신의 뜻에 어긋나 있는데,

스스로 서로 잡아먹고 있다.

 

오직 우리나라만이 천신(天神)을 공경히 섬기므로

위아래가 편안하고 즐거우며 태평하다.

 

저기(彼) 보과(宝果)의 아들이 비록 하늘의 신령(天神)과 대지의 신(地祇, 地神)에게

제사를 지낸다 하더라도 이리처럼 욕심이 많고 도리에 어긋나며

백성들이 가난하고 외로우니, 어찌 신령이 쉴 수가 있겠느냐.

 

너는 마땅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근초고왕 <여구餘句>가 토착 귀족세력인 <진정眞淨>과 모반하여

정변으로 대방세력과 <계契>를 몰아내고 즉위하였으므로

고구려의 고국천제 <사유>가 백제를 정벌코자하니

<상도尙道>가 아직 때가 아니다고 말리고 있는 것이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