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대제6년{AD419}기미,

 

 

정월, <서구胥狗>의 처 <천룡天龍>이 아들 <호태好太>를 낳았기에,

 

<연긍淵兢>의 처 <부운芙雲>을 전례와 같이 유모로 삼아주었다.

 

 

后를 선발하던 날, 상은 <천룡天龍>이 나이가 가장 높아서 맨 먼저 만났었다.

 

 

상이 이르길;

 

 

“조카가 나이가 어린데도 감히 대고모를 이렇듯 수고하시게 하였습니다.”

라 말하였더니,

 

 

<천룡天龍>이 아뢰길;

 

“첩에겐 영광이 지극한 것이었습니다.

 

좋고 큰 일이 생겼으면 싶었었기에 이름을 <호태好太>라고 지었습니다.”

 

라 하였다.

 

 

무술 일에 살별이 태미(太微)좌로 흘렀다.

 

 

4월, <눌기訥祇>가 물이 (토함산이 무너진 이래 계속하여) 솟아나오기에

 

우곡성(牛谷城)으로 거처를 옮겼다.

 

 

(倭)가 아들을 학문하러 보내왔기에 이불란사(伊弗蘭寺)에 머물게 하였다.

 

 

상이 원전(元殿)으로 가서 태후를 찾아뵙고

 

<담태談太>를 안아주고 토닥여 주었더니,

 

 

태후가 아뢰길;

 

“첩이 듣기엔, 선도(仙道)와 불도(佛道) 모두는 정도가 아닌 듯하고,

 

유도(儒道)가 충(忠)·효(孝)·정(貞)·신(信)을 가르침으로 하고 있다는데,

 

과연 유도(儒道)가 정도인 듯합니다.”라 하였더니,

 

 

상은

 

“유도(儒道)를 지켜보고 있습니다.”라 답하였다.

 

 

태후가 아뢰길;

 

“첩은 어릴 적부터 선도(仙道)에 젖어 있으면서도

 

다섯 조정을 섬기길 충성으로 하였더니, 하늘도 그것이 싫지는 않았는지,

 

오래도록 질병도 없었으며 황충이 일어도 감당하는 복이 있었으나,

 

기뻐서 감읍함은 없었습니다.

 

바른 도리가 있다면 원하건대 함께 살폈으면 합니다.”라 하였다.

 

 

이에 상은 5부에 명하여 유도(儒道)가 높은 자를 천거하게 하였더니,

 

여덟 사람이 들어왔다.

 

 

그들 모두는 높은 모자를 쓰고 넓은 허리띠를 하고 있었고

 

위엄 있는 모습이 흐트러짐이 없었다.

 

 

상과 태후가 술을 따르고 마시라 권하였으며,

 

그들의 훌륭한 말을 듣고는 태후가 즐거움을 느끼더니,

 

 

“이런 훌륭한 도리가 있었음을 지금 처음 듣습니다.

 

원컨대 스승이 되어 도리를 전하여 준다면 작위와 봉록도 얹어주겠소.”라 하였다.

 

 

그들 모두는 받지 않고 가버렸다.

 

 

황산(黃山) 사람 <왕문王文>도, 행적이 높다 들었기에, 불렀더니 오지 않았다.

 

 

 

9월, 상과 <강岡>태자비 <가련加連>과 함께 황산(黃山)에서 7일간 도장을 열었다.

 

 

<평양平陽>후를 위한 제사를 드리고 나서,

 

선가(仙家)와 석가(釋家)에 행적이 높은 이를 청하였다.

 

 

<왕문王文>은 또 오지 않았다.

 

 

이윽고 상이 태후와 함께 친히 그를 찾았더니,

 

 

<문文>은 자신의 처 <주侏>에게 술을 올리게 하고 축수하여, 말하길;

 

 

“흠이 있는 것은 오래 가고, 좋은 것은 오래가지 않음입니다.”라 하였다.

 

 

상이 산에서 나와 주길 청하였더니,

 

<문文>은 허공에 뜬 구름을 가리키며 소리 없이 웃기만 하였다.

 

 

태후가 극기하는 도리를 물었더니,

 

 

<문文>은

 

“자연과 어우러져 넉넉하면 충분하지,

 

생각이 일어남까지 막을 필요는 없음입니다.”

 

라 답하였다.

 

 

이에 상은 유별나게 즐거워하였다.

 

 

“국화인가 사람인가, 사람인가 국화인가.

 

뜰에 가득한 노란 국화 속에 사람이 함께 있으니, 모두에서 향내가 나는구나.”

 

라 하고는, 상은 {즐거움에} 취하여 숙인 채로 돌아왔다.

 

 

11월, 초하루 정해 일에 일식이 있었다.

 

<춘春>태자의 처 <천을天乙>이 아들 <갑鉀>을 낳았다.

 

(춘)태자가 <용경龍莖>의 처 <화환華丸>을 전례에 따라 유모로 삼아주었다.

 

 

빈들을 선발하여 <담희談喜>·<담명談明>·<두련斗蓮>·<초련楚連>이 순차로

 

원전(元殿)에서 저녁을 감당하게 하고,

 

<연화椽花>·<면완免完>·<해황觧凰>·<백경白莖> 등은

 

선전(善殿)에서 저녁을 감당하게 하였다.

 

 

<토산吐山>후가 아들 <원元>을 낳으니,

 

<해蟹>의 처 <춘란春鸞>을 전례에 따라 유모로 삼았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