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AD544} 大藏14년,
춘정월, 상이 <高>황후와 함께 포진궁(抱真宮)의 우두전(牛頭殿)에서 조례를 받았다.
<선병善屛>공주가 <탕궁湯宮>태자를 탕궁(湯宮)에서 낳았다.
후에 이름을 <양성陽成>이라 하였다.
<옥릉玉陵>비가 딸 <황릉黃陵>을 낳았다.
<루사덕婁師德> 등이 북녘의 의원 <설준薛俊> 등 다섯을 데리고 돌아왔다.
상이 <사덕師德>에게 이르길;
“별다른 얘기 들은 것은 없었소?”
라 하였더니,
<사덕師德>이 아뢰길;
“<우문태宇文泰>가 근자에 육조지치(六條之治)를 행하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이고, 둘은 도탑도록 가르치는 것이고,
셋은 땅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며, 넷은 현자를 발탁하는 것이고,
다섯은 구휼함과 옥사를 올바르게 함이고, 그 여섯은 균등한 조세와 부역이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옛날의 제도였으며,
해(奚)와 습(霫)으로 흘러들어 가더니만,
<태泰>의 땅에 이르렀고 부국강병의 방법으로 긴요하게 쓰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쓰고 있는 것을 들여다보면,
이 제도를 도입하기가 어렵지 않으면 시행하기가 어렵고,
시행하기가 어렵지 않으면 꾸준하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지금 이후로 그 령을 지키며
다시금 육조지치(六條之治)를 시행하셨으면 하고 청하옵니다.”
라 하였다.
이에 상은 “좋겠소.”라 답하였다.
3월, 갑신일 초하루에 유연(柔然)의 사신 <오고식五皐式>이
습(霫)왕의 사신인 <한질寒疾> 및 실위(室韋)의 사신인 <언재彦再>를 데리고
찾아와서 토산물을 바쳤다.
모두에게 빈관에 머물게 하여 기녀와 음식을 내려주었다.
7월, 계미일 초하루, 상이 <덕양德陽>후를 데리고
수림(獣林)의 온궁(溫宮)으로 들어가더니,
황태자 <평성平成>에게 명을 내려 감국하게 하고는,
산증(疝症){허리나 아랫배가 아픈 병}을 치료하였다.
<태泰>가 <소작蘇綽>의 가감률(加减律)을 도입하고
새로운 량형(量衡)제도를 만들었다.
<징澄>은, <최섬崔暹>을 등용하고 권세가와 귀족들을 탄압하더니,
<사마자여司馬子如>를 옥중으로 잡아넣었다.
<환歡>이 명하여 그를 풀어주게 하였으며,
그 몰골이 초췌하고 머리칼이 희끗희끗하여졌음을 보더니만,
술 100통과 양 5백 마리 및 쌀 5백 석을 하사하였다.
이에, <소난消難>이 아비에게 말하길;
“어미를 치붙었던 쇠새끼를 구해주었다가 이런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섬暹>의 간교함 때문이 아니었으면 <징澄>의 악행이었을 것이고,
<징澄>의 악행이 아니었다면 <환歡>의 흉계였을 것입니다.”
라 하였다.
<자여子如>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서,
말하길;
“네 아비가 엉뚱한 놈을 의지하다가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너는 당당하게 자립하여서, 조잔한 것들한테 모욕을 당하지 말거라.”
라 하였다.
이로 인하여 <환歡>은 점차로 호걸들을 잃게 되었었고,
<자여子如>와 <후경候景> 등도 모두가 반역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환歡>은 망산(邙山)에서 당한 것이 분하여,
<하발승賀拔勝>의 여러 자식을 모조리 죽였다.
동쪽에 있었던 <승勝>은 이 소식을 듣고 분하고 한이 넘쳐서 병들어 죽었고,
그러자 <환歡>은 쾌재를 불렀다.
<태泰>는 늘 여러 장수들에게 말하길,
모든 장수가 적을 대하게 되면 얼굴색이 동요했지만,
유독 <승勝>만은 싸움에 임하여도 평상시와 같았다고 하였었다.
그런데도 자식들의 죽음을 애통함은 이와 같았었다.
10월, <창滄>태자가 업(鄴)으로 갔다.
이때에 <환歡>은 분주(汾州) 산간 속의 계호(稽胡)를 공격하고
그곳의 100여 가를 포로로 잡아다가 여러 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창滄>태자 또한 그 노비를 받았기에 업(鄴)에 있는 저택으로 보냈다.
상이 이 소식을 듣고 명을 내려서 그들을 풀어주게 하였지만,
그 노비들은 떠나지 않았다.
상이 <사응謝應>의 집으로 가서 <방魴>공주의 주검에 곡을 하였으며,
<평천平川>공주를 <응應>에게 처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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