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왕 22년(AD147년)

 

3월, <마제摩帝>를 이벌찬(伊伐飡)으로, <미례美禮>를 품주(稟主)로,

<번오樊吾>를 경군사(京軍事)로, <길원吉元>을 남군사(南軍事)로,

<지소례支所禮>를 서군사(西軍事)로, <진공晉公>을 골문이찬(骨門伊飡)으로,

<길문吉門>을 중외대군사(中外大軍事)로 삼았다.

 

5월, <마제摩帝>와 <길문吉門>이 아뢰길,

 

“太聖(태성, 阿利)께서는 하늘로 올라가신지 이미 오래입니다.

<허루許婁>께서는 <도생道生(파사의 딸)>을 처로 삼았는데,

성부(聖父)를 숭상함이 분에 넘치셨습니다.

臣등은 모두 陛下의 赤子로서 어찌 감히 陛下를 아들로 삼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상은 허락하지 않았으나, <제거齊居>와 <세한勢漢> 등은 역시 그 진언에 찬성하였다.

 

<허루許婁>는 기회를 엿보다 죄줄 것을 청하였다.

 

왕이 이에 성부(聖父)를 태공(太公)으로 삼았다.

 

<제거齊居>와 <세한勢漢>을 좌우상보(左右上輔)로,

<마제摩帝>와 <길문吉門>을 좌우대상(左右大相)으로 삼았다.

 

이에 앞서 <길원吉元>의 처 <사을나沙乙那>는

<허루許婁>가 불러 행(幸)함을 괴로워하여, 南路로 나갈 것을 요구하였다.

 

<허루許婁>가 이에 <사을나沙乙那>를 빼앗아, 함께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길문吉門> 역시 <사을나沙乙那>와 상통하여 임신시켰으므로,

<길문吉門>은 함께 가게 해 줄 것을 청하자,

 

<허루許婁>가 곧 화내며 말하기를,

 

“너희 父子는 나의 은혜로서 부귀하게 되었는데,

내가 총애하는 여자를 빼앗아 취우(聚麀)하여 서로 임신시켰으니,

너를 유배보낼 만하다.” 라고 하였다.

 

<길문吉門>은 이에 <마제摩帝>와 결탁(結托)하여 말하기를,

 

“지금 天下의 권력은 오로지 우리 두 사람에게 있으니,

상호 의탁(依托)하면 어찌 일이 이루어지지 않겠소?” 라고 하였다.

 

<마제摩帝>는 평소 다른 뜻이 있었으므로, 이를 허락하였다.

 

<허루許婁>는 이에 군신(軍神)의 권력을 해제(解除)하였다.

 

이때 크게 가물어 한달 여 동안 기도를 하였으나,

비가 오지 않자, 聖父(허루)가 가서 하늘에 고하여, 많은 비가 내리니,

사람들 모두 대도우(大刀雨)라고 하였다.

 

 

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