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56년{AD488}무진,
2월, 감국황제(监國皇帝)가 백웅궁(白熊宮)에서 숭노연(崇老宴)을 베풀었다.
90살 넘는 이가 12명, 105살 넘는 이가 10명, 120살 넘는 이는 7명이 참석하였다.
관노부에서 온 여자가102살에 딸을 낳았기에 소와 양 20마리를 하사하고는,
이르길;
“나는 불로초와 불사주를 먹었는데도 근래에 들어서는 좀처럼 색을 즐길 수 없어
열흘 또는 한 달이 지나도록 후비를 가까이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그러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데,
그대는 무슨 묘술이 있어 그리할 수 있었소?”
라 물었더니,
답하여 아뢰길;
“5년에 애 하나 낳았으니 애 낳는 시절은 지났으며
이미 남정네를 가까이 하지는 않지만,
먹는 것 탓이라면 단지 냇가의 물고기와 산에서 나는 좁쌀을 먹고 있으며,
마시는 것 탓이라면 산양 젖을 마시고 있습니다.”
라 하였다.
상은 산양 젖을 맛을 보고는
“이렇게 생긴 것이 맛이 좋네.”
라 하였다.
이제야 처음으로 맛을 본 의원은 무엇 때문일까?
하면서,
그녀의 이름을 <양유羊乳>라 적었다.
계루부의 <온달溫達>이라는 128살인 좀 힘살이 돋은 남자가
“신의 소견으로는, 평생을 극기할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였고, 식색 또한 그리 하였더니,
자연스레 이리 되었습니다.”
라 아뢰었고,
개마(盖馬)에서 온 120살 먹은 <수천壽千>은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났고, 몸이 춥거나 덥지 않게 하였습니다.
돌이켜 보니 먹는 것은 싱거웠고, 색은 즐겼었습니다.”
라 아뢰었다.
황산(黃山)에서 온 107살 먹은 <오득五得>은
“거처는 하늘이 내려준 대로 하여 꼭 달리 짓지 않았습니다.
모두를 어리석어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얼굴조차 닦지 않는 이가 많으나
모두들 자녀들이 효성으로 봉양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라 아뢰었더니,
상이 말하길;
“사람 수명의 길고 짧음도 역시 효양에 달렸으니, 힘쓰지 않으면 아니 되겠다.”
라 하였다.
명을 내려 효원(孝院)을 세우고 천하의 효성스런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와 손녀를 기록하고,
방곡(坊曲)촌장 같은 이들에게는 관직을 주고 양식을 내렸더니,
모두들 효자를 임용하였다.
상은 또 감국황제에게 이르길;
“너는 실은 내 아들이다. 네 어미가 그것을 알고 있다.
내 나이가 이 만큼 된 것은 역시 너희들의 효양 덕분이다.
나도 오늘 이후부터는 스스로를 속박하여
천수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일을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
너 또한 과로하지 말고 자제하라.”
고 하니,
감국이 아뢰길;
“신은 위로는 부황과 모후를 받들고 아래로는 만백성을 보살펴야 하는데,
어찌 힘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단지 스스로 마음으로 그 일을 기뻐하고 수고스럽다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라 하였더니,
상은 크게 기뻐하며 끌어안아 위무하며 이르길;
“진정한 내 아들이구나.”라 하였다.
<욱호勗好>에게 명하길;
“{감국의} 어미 노릇을 하여 갓난아이에게 젖을 먹이듯
사랑을 쏟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아보게나.
날마다 그리하는 것이 바로 아이 돌보는 즐거움이잖소?”
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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