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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12 양방(羊芳)

 

<양방>황후는 <양산>의 딸이시니, 그 어미는 <해원>이라.

 

열다섯에 수황(漱皇)의 부후가 되시어

잠시 <양성>황후와 함께 밤을 번갈아서 방사를 도맡더니,

열아홉에 딸 <고신>을 낳고, 스물둘에 딸 <고황>을 낳고,

스물다섯에 <고온>공을 낳고, 스물여덟에 딸 <고성>을 낳았더니.

이 시절, <타리>가 난리를 일으켜 후비들이 욕을 당함이 많았으되

후 혼자만이 스스로 정절을 지켰으며,

<왕불>의 난리를 당하여 오빠 <양복>의 도움으로 친정으로 돌아가서,

어미인 공주 <고원>비와 더불어 단택을 소요하였더니,

<양복>의 양아들 <양길>이 후의 미모를 애모하여 누차 겁탈하려 하매,

후가 의로써 거절하였더니, <양길>이 심야에 후의 침소로 침입하여 후를 껴안았고,

후는 창졸간이라 몸을 수습함이 불능이어 욕을 당하여 소리 내어 울었더니,

<고원>비가 위무하면서

 

“<양길>이 나이도 어린 것이 호색하여 인사불성인고로 나 또한 욕을 당하였고,

그 어미 또한 그랬다. 하물며 너는 복이 다하였음이니, 하늘인들 어찌하겠느냐?

바깥사람들이 알게 되면 나라에 이롭지 않을 것이다.

은인자중할 것이니라."라 일렀더니,

 

후는 이에 어미의 말을 좇아 감히 말을 꺼내지 않았더니,

<양길>이 밤마다 찾아와서 은혜를 입었고, 마침내 그의 아들을 가지게 되었더라.

 

얼마 아니 되어서 수황(漱皇)께서 또한 황룡에 다다라 후가 만삭임을 보시고는

누구의 자식이냐를 묻기에 이실직고하였더니,

수황(漱皇)이 기뻐하시며

 

“<타리>도 아니고 <왕불>도 아니면, 오로지 <양길>의 자식이로구나.

<양길>은 내 손자이니, 어찌 부끄러울 일이겠느냐."라 이르셨더니,

 

후 또한 이 말씀을 들고 이전보다는 안심하여 안색이 조금씩 예뻐졌다.

 

<양길>이 이전처럼 찾아와서 은혜를 입어도 제 또한 따지지 않으셨고,

얼마 되지 않아서 <양복>이 죽고, <양길>이 대신하여 보위에 오르매

후를 정처로 하겠다고 청할 새, 수황(漱皇)께서 불허하시며

 

“내 정처가 너의 정처가 되면,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위로 붙어서 은혜를 입는 것은 네가 좋아함이니, 내가 따지지 않겠노라."

라고 이르셨다.

 

이에 <양길>이 듣지 않고,

이윽고 후를 자신의 정처로 삼아서 제 어미 <해란>을 배알하였다.

 

<고란>공주는 수제에게는 어미가 되고 <양길>에겐 자식이 되어버린지라,

후의 손을 잡고서 이르길

 

“자식이 어미를 그리했다고 하여서 어미도 그리할 수야 있겠느냐!

여인들의 운명이 기구하기가 이러하구나."라 하고는 부둥켜안고 울뿐이었더라.

 

수황께서 이후로 후와 결별하시어 지척이 천리인지라,

<양길>이 후의 손을 잡고 못 가를 소요할 새,

제께서 루상에서 바라보며 지반가를 지으시고

후가 듣고서 롱금곡으로 화답하여 올렸더니,

<양길>이 이에 노하여 수황을 수림(楡林) 온궁으로 옮겨놓고서

후의 마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고 고심하여,

기거하는 곳과 음식을 사치하게 함이 궁극하여

매일 수천 전을 쓰고 금옥으로 목걸이와 패물 각종을 만들고

후의 적복을 곱고 곱게 하였어도 후가 희색을 짓지 않았더니,

방사 등을 불러 후를 기쁘게 할 계책을 구하였으며,

가지가지의 기쁘게 할 방술 재료로 기력을 돕고

양기를 왕성케 하는 것을 날마다 마셔서,

후가 한 번 웃는 것을 보면 <양길>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후는 제를 애달파 하면서도 <양길>이를 애달파 하며

양 정인들 간에서 고민하다 우물에 몸을 던져서 죽으니 춘추 서른둘이라.

 

<양길>이 애통히 하야 시신을 부둥켜안고 사흘을 누워 있다가,

살가죽을 옷으로 입고, 머리털은 말려서 침실에 놓아두고,

두골은 옥함에 담아서 요강을 만들고, 살점과 장은 소금에 절여 놓았으며,

똥과 오줌은 말리고 빻아서 약으로 하였더라.

 

후가 죽었음에 수황은 상심하야 청하(靑河)로 파천하고,

후의 장녀 <고신>이 후를 대신하여 <양길>의 총애를 받았으나,

후처럼 통통하고 야들야들한 즐거움이 부족하매, 오래지않아 총애가 식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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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띨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