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오행 6경
五行上 사고로는 肝이 나쁘면 水生木의 원칙에 의해서
腎經을 補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六氣를 중요하게 여기는 舍岩針法에서는
엉뚱하게도 그 내용물에 해당하는 少陽・厥陰・少陰 등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가령 太陽病(몸이 찬 사람)을 치료한다고 하면 어느 경락을 취해야 되겠습니까?
少陰經絡이지요.
그러면 手太陽小腸經을 치료할 때에 手少陰과 足少陰 중에서
어느 것을 취해야 되겠습니까?
手太陽小腸經과 手少陰心經이 같은 手이므로
手少陰心經이 아니겠느냐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다면 卦象으로서 알아보기로 합시다.
手太陽小腸經의 卦, 足少陰腎經의 卦, 手少陰心經의 卦를 대입시켜 볼 때
手少陰心經과 手太陽小腸經이 짝이 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아래가 火, 위가 水인 手太陽小腸經의 짝은
아래가 水, 위가 火인 足少陰腎經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相合치료라고 하는데,
이 치료는 瀉하는 것이 아니라 짝이 되는(반대적인) 경락을 補해 주는 것입니다.
혹은 그 경락은 正格을 쓴다고도 합니다.
혹자는
“太陽經(寒水)은 물이 많고 차가우므로 少陰經으로 補할 것이 아니고
手太陽이나 足太陽의 勝格으로 瀉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요.
그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舍岩針法에서는 一切의 針에 80% 이상은 正格을 씁니다.
가령 시이소오가 있다고 합시다.
밑쪽을 들어 올리는 것보다는 윗 쪽을 내려 주는 것이 힘이 덜 들겠지요.
의료봉사 활동에서 쓴 비율을 조사해 본 결과 正格이 80%이상이었고
勝格은 20%에 채 못 미쳤었습니다.
이것은 “左病右治하고 上病下治한다” “下病上治하고 右病左治한다”는
이론에 부합되는 결과입니다.
이상의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는
各經絡의 卦象을 그려봐서 상대되는 괘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므로 手少陽三焦經과 足厥陰肝經, 手厥陰心包와 足少陽膽經이 서로 짝이 됩니다.
따라서 肝經絡의 病(肝臟病이 아님)은
手少陽三焦經을 補함으로써 치료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 본과 3 4학년 되신 분들!
수소양삼초경에 있는 穴로 치료할 수 있는 병이 몇 가지나 되는지 알고 계십니까?
아마 液門穴, 中渚穴로 肩臂痛을 치료하는 정도만 외웠을 것입니다.
아니면 기껏 外關穴은 外感에 쓰고 內關穴은 內傷에 쓴다는 정도만 알고 있겠지요.
솔직히 말해 보세요. 그렇지요?
體針法이란 이렇게 유치하지만 참으로 희한한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이 중풍을 치료하듯이 足三里, 合谷, 人中, 曲池에 침을 놓고 十宣穴을 따고…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중풍이 어떤 형식으로 왔는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강좌를 진행하던 도중 한 학생의 입이 비뚤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테니스 치고 땀을 빼고 아침밥을 굶고 와서는
강좌 듣느라 에어콘 바람을 서너 시간 그것도 한쪽 방향으로만 쐬다 보니
口眼喎斜, 偏風口喎로 입이 홱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때 제가 어떤 經絡의 針을 놓았겠습니까?
어쨌든 굉장히 마른 사람이 과로에 밥까지 굶었으니
신체리듬(1차리듬)에 손상이 온 걸로 봐야겠지요.
신체리듬을 補할 때는 어느 경을 놓습니까?
太陰經을 놔야지요.
그래서 足太陰脾經을 놓아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입이 제자리로 돌아오더군요.
지금 그 학생은 한의학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학교에서 배운 대로 침을 놓는다고
人中, 承漿 등 여기 저기 꽂아대다 보면 오십 개 정도는 놓아야 되겠지요.
그러므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厥陰經絡은 少陽經絡으로,
少陰經絡은 太陽經絡으로,
陽明經絡을 太陰經絡으로 치료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足厥陰經의 병을 手少陽經으로,
手少陰經을 足太陽經으로 치료한다는 부분까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역 괘상으로 증명이 되는데
여러분은 괘상이 거꾸로 맞물고 돌아가는 것을 우선 외우셔야 합니다.
肝은 五運이 木, 六氣가 厥陰이고,
風卦가 두 개 들어가므로 이름을 重風巽이라 하지요.
心은 五運이 火, 六氣는 少陰이고, 卦象은 火가 두개이므로 重火離가 되지요.
이렇게 오행과 육기가 같은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는데,
가령 足少陰腎을 보면 오운은 水, 육기는 少陰君火가 되고,
괘상은 火水未濟(아래가 水이고 위가 火이면 未濟라 함).
手太陽小腸을 보면 오운은 火, 육기는 太陽,
괘상은 水火旣濟(아래가 火, 위가 水이면 旣濟라 함)가 됨을 주시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완벽한 운동성의 진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어떤 卦를 또르르 굴려봐서 未濟卦가 나오면 그것은 흉한 卦입니다.
반대로 旣濟卦가 나오면 그것은 길한 卦입니다.
그러므로 未濟卦가 나왔을 때에는 일을 도모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따로따로 놀 상이지요.
가령 아이스크림(찬 음식)과 칼국수(더운 음식)가 있다고 할 때
소화를 용이하게 하려면 어떤 것부터 먹어야 될까요?
아이스크림을 먼저 먹고,
칼국수를 먹게 되면 장이 예민한 사람은 대다수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火와 水의 관계일 경우 더운 것이 밑에 있고,
찬 것이 위에 있을 때는 살아 있는, 운동성이 왕성한 象이지요.
즉 水升火降의 위치가 되었을 때가 動的, 生動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地天泰와 天地否 이 두 괘는 어느 것이 吉한 괘일까요?
地天泰가 吉卦, 天地否는 凶卦지요.
上天下地는 正位置로서 운동성이 없이
하늘은 하늘대로 땅은 땅대로 각기 따로 노는 象입니다.
우리 인체 내에서 변수로 가장 많이 작용하는 것이 火와 水라 했습니다.
“足少陽膽經“의 경우 오행은 木, 六氣는 少陽, 卦象은 雷風恒이 되지요.
‘恒은 허물이 없으며 곧고, 가는 곳이 있으면 이롭고 형통한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다 보면 쉽게 64卦 중 12卦는 공부하게 됩니다.
별 부담 없이 주역과 친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여러분 스스로 주역을 보기 용이하고 재미도 붙게 될 것입니다.
주역은 확대해석을 잘 해야 됩니다.
少陽相火之氣를 지닌 아이가 못 되면 깡패지만 잘 되면 장군감입니다.
그러므로 일률적으로 해석을 해서는 안 됩니다.
“傷寒論”을 보면, 陽明經에는 땀이 많다고 합니다.
그건 양명경으로 열이 들어 금이 녹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이 복합적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해석을 잘 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주역에 나오는 해석들은 참고사항이므로
직접적인 큰 도움은 못 될지 모릅니다.
그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라는 의미입니다.
수태양소장경은 五行上 火, 六氣적으로는 太陽寒水이고
卦象은 水火旣濟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小腸經은 인체 내에서 실로 중요하고 활동성 있는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腎臟도 중요하지만 小腸보다 완벽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 하면 腎은 火水未濟이고 小腸은 水火旣濟로서 완전한 卦이기 때문입니다.
인체 내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精과 血‘이지요.
체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수태양소장경이
무엇을 이루고 있는 가는 나중에 각론에서 자세히 다룹니다만
小腸經이 엉뚱하게도 血을 주관한다는 이론이 여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여자들의 경도, 코피가 나는 것 등 피와 관계되는 것은 전부 手太陽小腸經이지요.
“여자들 병, 피에 관한 병은 모르면 그저 수태양소장경을 써라”
라고 할 만큼 중요합니다.
卦象을 볼 때 肝, 心, 脾, 大腸, 膀胱, 三焦는 같기 때문에
한번 망가지면 고치기가 힘듭니다.
상하가 두 개가 섞여 있지 않으므로 병이 걸렸다 하면 중병인 것입니다.
반대로 상하가 같은 괘는 유물적, 유심적, 取象이 쉽고,
오운육기 상으로는 天符臟이라 칭합니다.
肝에 대한 取象을 살펴보기로 합시다.
유물적인 취상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퉁소, 낙엽, 돛단배 등으로 표현할 수 있고
유심적인 취상은 도서관 문을 나설 때(만족스러이 지식을 얻고 문을 나선다는 뜻),
대포집에서 맥주를 시켜 먹는 것(막걸리나 소주만 파는 대폿집에서
맥주를 시켜 먹으면 으쓱해진다는 뜻),
판자촌에 세단 차 몰고 들어가는 것(자존심의 만족),
책 사러 서점 가는 것(지식을 얻기 위한 것),
국민학교 수업시간에 떠드는 아이 이름 적었다가 본인에게 불러주는 것,
또는 여학생 고무줄 끊어 놓고 도망가는 학생 잡으러 가는 것
(선도라는 직책을 빙자하여 남에게 권력욕을 과시하는 것)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手少陰心經”은 오행과 육기가 모두 火이므로
유심적 取象은 불난 집에 담배꽁초 던지는 것, 여름날 정오의 정사와 같고,
유물적 取象은 여름날의 만원버스, 에어콘 없는 전시장, 무더운 날의 애정영화…
“脾經”은 重澤兌이므로 유물적 취상은 물이 고인 웅덩이,
습지, 샘, 하천, 지하수와 같고,
유심적 취상은 많이 먹고 난 후의 포만감,
편안히 쉬고 있을 때의 지루함 등과 같습니다.
우리가 밥을 먹은 후 배를 두드린다면
足太陰脾經에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足太陰脾經의 에너지가 실할 때
어떤 증상이 오겠는가 하는 것을 눈치 챌 수 있겠지요.
화도 내보고, 배도 고파보고, 또 많이 먹어도 보세요.
그럴 때 느끼게 되는 우리 기분의 변화로써
해당 經絡에 대한 느낌을 우리가 체험해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手太陰肺經”은 五行이 金이고 六氣는 太陰濕이므로
유물적 取象은 볼펜(겉은 딱딱한데 안에서 잉크가 나오므로), 만년필, 유조선,
비행기(體는 딱딱한데 연료는 액체이므로)와 같고,
유심적 取象은 화투를 쳐서 돈 잃다가 포커 쳐서 돈 딸때
(재물 손실 후 회복하는 상황),
점심 굶고 저녁을 배로 먹는 것, 목마를 때 물 마시기 등과 같습니다.
“足少陰腎經”은 五行이 水, 六氣는 少陰君火이므로 取象을 해보면
호롱불(물과 불이 만난 상황이므로), 수중 Sex, 13일의 금요일이란 영화,
再會(못 만날까 걱정하다가 다시 만난 기쁨),
분만의 공포에 떨다가 무사히 출산한 것(공포와 즐거움의 상대적 개념을 일컬음),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걸작을 완성한 예술가의 마음 등입니다.
“手厥陰心包經”은 風雷益이므로 取象을 해보면
따스하게 햇볕이 내려 쪼이는데 산들바람이 부는 것, 이른 봄날 같은 것,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되었는데 곧 국무총리로 임명된 상황
(망신에서 명예로 살아난 의미),
분수 모르고 날뛰던 자가 어느 날 갑자기 주제파악을 하는 상황의 기분 같은 것이
手厥陰心包經의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足少陽膽經”의 취상을 해보면
나무 횃불, 강연장에서 질문을 하다가 창피를 당한 경우(지식욕의 꺾임),
선거유세에서 비웃음만 산 경우(권력욕의 좌절),
아무리 풀어도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지식욕의 꺾임),
상장을 받으러 나가다가 넘어지게 된 경우,
넘어진 사람 일으켜 주다가 자기가 넘어지는 경우 등과 같은 기분이
足少陽膽經의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手太陽小腸經”의 취상을 해보면,
불 난 집에 물 끼얹기,
비디오 보는데 정전이 되는 상황(언제 전기가 들어오게 될까 하는 긴장감 같은 것)
등과 같은 기분이 手太陽小腸經의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足陽明胃經”은 山澤損이므로 유물적 취상을 해보면
白沙場, 특히 오아시스가 가까이 있는 사막, 금괴가 묻혀 있는 땅과 같고,
유심적인 취상은 밥 잘 먹고 식중독 걸린 상황,
새로 맞춰 입은 옷이 못에 걸려 찢어진 상황,
배가 고프나 먹을 것이 없는 상황, 쉬고 싶으나 쉴 수 없는 상황 등이지요.
“手陽明大腸經”은 重山艮이므로 취상을 해보면
다이아몬드, 무척 배가 고픈 것 , 아주 초조한 상태 등과 같은 기분입니다.
어떤 사람은 많은 재물로 인해 재물축적에 권태를 느낀 상황이라고 했는데,
이런 경우는 脾가 실한 것으로 봐야겠지요.
“足太陽膀胱經”은 重水坎이므로 취상을 해보면
저수지, 바다, 호수, 변태성욕자의 마음(공포감적인 면)등과 같은 기분입니다.
“手少陽三焦經”은 重雷震이므로 유물적 取象은
번개, 따스한 햇볕, 교통사고가 나려 해서 유리창으로 뛰어내리려는데
안내양이 욕을 하는 경우(교통사고의 위기에 눈에 불이 번쩍하는데다
욕까지 듣게 되니 화가 더 나지요)와 같은 기분이
手少陽三焦經의 에너지가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때로 수치심도 느껴야 되고 때로는 거만하기도 하고
때로는 열정에 빠지기도 하는 등 온갖 생각을 갖추게 될 때,
이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룰 때 두 경락의 에너지가 다 흐르게 되는 것입니다.
뚱뚱한 환자가 왔는데 熱이 있는 체질이라고 합시다.
몸이 뚱뚱하면 상식적으로는 몸이 冷해야 되는데
이 사람의 경우는 風과 濕과 熱이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姑息的으로 12經絡의 특성만을 그저 외워서는 안되겠지요.
인간의 병이란 원인과 증세가 여러 형태로 되어 오기 마련입니다.
몸이 뚱뚱하면서 冷하면,
이뇨제로 木通, 澤瀉, 車前子, 燈心, 半夏, 南星, 薏苡仁을 넣고,
冷하므로 吳茱萸, 乾薑을 조금 넣으면 되고
몸이 熱하다고 할 경우는 知母, 黃栢 같은 걸 넣어 주어야지요.
이렇게 藥의 선택은 쉬운 편이지만
舍岩針에서는 12經絡 중 하나의 경락을 선택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12經絡 중 어느 것이 제일 확률이 많으냐 하는 것을 여러분이 선택할 때에는
무척 예민해야 되고 날카로와야 될 뿐 아니라
어떤 경우는 두 經絡을 함께 취해야 될지도 모르는 결단성이 요구됩니다.
즉 足少陰腎 勝格과 足太陰脾 正格을 동시에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선 여러분들이 뜻을 얻어서 많이 활용하시기에 달렸습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암 같은 積이 주먹만큼이나 커다랗게 붙어 있는 환자를
한 한의를 공부하는 학생이 완치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을 몇 년이나 다녀도 낫지 않던 것을
한 학생이 일주일 간의 치료로 치유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치료를 해 주었느냐고 물었더니
左肝右肺論(해부학적으로 肝은 오른쪽에 있지만…) 左病右治,
右病左治論을 따라서 오른쪽에는 肝正格, 왼쪽에는 肺正格을 놨다고 하더군요.
그랬더니 일주일 만에 積이 완전히 없어지더라는 것이었어요. 신기한 일이지요.
여러분들도 五運과 六氣가 相合이 되는 경우를 잘 연구하시면
실제 병을 보는 데에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그리하면 다각적인 면으로 환자의 병을 검토하게 되고,
혹 잘못 보았을 경우 다른 경락을 선택하는데 상당히 이로운 것입니다.
대체로 마른 사람은 몸이 덥기 마련인데,
마르고 몸이 더운 환자에게는 足厥陰肝經이나 足太陽膀胱經이 좋겠지요.
그러나 왜냐하면 뜻을 얻기에 따라
적용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大黃을 한 돈 넣느냐, 黃連을 두 돈 넣느냐를 두고
어느 편이 더 낫다고 무턱대고 단언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일제시대 때 名醫가 두 사람 있었는데
한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약 서너 첩에 완치를 해 주었고,
다른 한 사람은 六味地黃湯을 수십 첩씩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자의 환자는 오래 살지 못하고 죽어갔고,
후자의 환자들은 무난하게 장수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게 六味地黃湯을 長服하라고 하는 것이나
약을 독하게 쓰느냐 약하게 쓰느냐 하는 정도의 결정은 매우 어려운 점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十二經絡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지극히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상황을 여러분들은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몸이 말랐는데 冷한 환자에게 足少陰腎經을 썼다.
물(腎은 오행상 水이므로)도 넣어주고,
몸이 냉하므로 火氣(少陰君火)도 넣어주기 위해서 足少陰腎經을 썼다고 한다면
무난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12經絡 중에서 하나를 선택한다면 적중할 확률이 1/12이 되고,
12經絡을 正格과 勝格으로 나누게 되면 1/24의 확률이 됩니다.
그러므로 오행과 육기가 서로 교차되는 유심적, 유물적 取象에 대해
보다 많은 연구와 공부를 하시기 바랍니다.
짬뽕이 되는 상황을 열심히 생각하셔서 물, 불, 바람, 땅…등을 확대 해석함으로써
인간의 여러 가지 경우와 결부를 시켜보십시오.
인간관계 속에서 두 가지 마음이 相合되는 기분이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때,
환자를 보더라도 침은 어떤 經絡을,
藥은 어떻게 君臣佐使를 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天符臟(肝, 心, 脾, 大腸, 膀胱, 三焦)은 자극이 매우 강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心經, 膀胱經은 자칫 사람이 잘못되기 쉬우므로
足太陽膀胱經이나 手少陰心經을 補할 때에는 신중히 하여야 합니다.
12經絡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고 무턱대고 열이 있다고 해서
足太陽膀胱經을 補하면 큰일이 생길 수가 있는 것입니다.
‘醫者는 意也라’ 모름지기 뜻을 얻어야 합니다.
물을 없앨 때 바람으로 말리느냐, 불로 말리느냐, 이뇨를 시키느냐,
아니면 분필가루(陽明燥金)로 빨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뜻을 얻지 않고는 알 수가 없습니다.
촛불을 끄는데 물을 한 바가지 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少陽相火之氣를 厥陰風으로 치료한다고 하더라도
厥陰經 대신 足陽明胃經을 놓을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달리 龍骨牡蠣湯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舍岩針灸要訣”을 보면 이와 같은 경우의 대표적인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外眥가 充血인지라 붉고 푸른 것은
胃經의 虛熱인지라 內庭, 通谷을 補하고 三里, 委中을 瀉해라.
內眥에 赤紅色의 起肉이 有한 것은
心經實熱인지라 少海, 陰谷을 補하고 少府, 然谷을 瀉해라”
눈두덩이 복숭아처럼 부은 것은 脾經으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새말로 白內障, 綠內障이라고 하는 검은자위와 흰자위 사이에 白苔가 끼는 것은
엄밀히 따져 보면 相火之氣에 의한 것입니다.
즉 심히 화가 나거나 자식을 잃은 슬픔이 너무 큰 경우나
괴로움이 극심한 일을 당했을 때 忿心을 삭이지 못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胃虛인지라 胃正格을 쓰라’고 되어 있습니다.
胃라는 것을 그저 소화와 연결시키거나
土와 연관 짓는 五行的인 차원으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足陽明胃經이란 불이 타고 있는 데에 모래를 뿌려 주는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아뭏든 각 經絡에 흐르는 에너지에 대한 느낌을
여러분들이 잘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手陽明大腸經을 스폰지 같은 것으로 연상하라고 하는 까닭은
手陽明大腸經을 補해 주게 되면 수분을 건조시키게 되므로
그 성질이 스폰지의 그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만 이해해서는 안되고,
陽明이 가진 성질이 서늘하다는 것을 또 이해해야 합니다.
濕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은 濕을 그저 축축한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이것이 土와 관계하고 있으므로 土에 관계되는 특징 또한 있는 것입니다.
濕은 대체로 熱을 끼고 있지요.
이러한 점들은 참 미묘합니다.
그러므로 각 經絡에 흐르는 에너지에 대한 추정은
이렇게 다각적이고도 많은 검토로도 미진한 것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항상 주위에서 일어나는 기분이라든가
어떠한 상황에 따른 心境의 변화에 대해 예민하게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것으로 經絡의 성품을 대충 공부했는데
이제는 治病에 대해서 공부해 보도록 합시다.
저는 편의상 六經을 厥陰→少陰→太陰→少陽→陽明→太陽(陰은 陰끼리 陽은 陽끼리)
으로 진행을 시키겠습니다.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면 厥陰인 지식욕, 명예욕이
그 상태로 유지되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性이나 어떤 정열적인 충동으로 (즉 少陰으로) 변할 수가 있습니다.
또 성욕이 충족되지 않는다든가 하여 太陰, 즉 食欲 따위로 둔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궐음→소음→태음→소양→양명→태양으로 외우는 것이 이해가 용이합니다.
자! 그러면 六經의 맛 소리 형상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厥陰(巽風, 風)은 3차 리듬(知性리듬)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명예욕 지식욕 승부욕 권력욕 자존심 등에 해당합니다.
少陰(이화, 군화)은 2차 리듬(感性리듬)즉 성충동, 예술적인 충동, 열정 등입니다.
太陰(兌澤, 濕)은 1차 리듬(身體리듬)으로
의식주와 같은 신체를 유지시키는 식욕 등을 일컫습니다.
少陽(震雷 相火)은 厥陰의 반대작용이므로
명예욕에 따르는 수치심, 무지, 권력을 놓친 패배의식, 승부욕에서 비롯된 열등감이며
공격적 성향, 파괴, 살인, 살생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陽明(艮山, 燥)은 호주머니가 비었을 때의 초조감, 허기짐, 재물 상실의 아픔,
누더기 옷을 입는 빈곤감, 배고픔 등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太陽(坎水, 寒)은 애인을 뺏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경계의식,
긴장감등을 일컫습니다.
(반으로 접을 수 있도록 그린 八卦圖에서
서로 대칭되는 괘가 반대개념임을 이해하시면
위의 이야기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위에 예로 들어놓은 감정들을 마음속에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상인이 아니겠지요.
적당한 자존심이나 명예욕, 약간은 의식주에 대한 욕망도 있어야 하고,
노름판에서 돈을 잃었을 때 초조한 느낌도 받아야 정상이겠지요.
그런데 이것이 너무 실해서 삿되게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厥陰은 거만심이 생기기도 하고 학자적인 교만감, 상대방을 내려다보는 경멸감,
무형의 우열을 가리고자 하는 승부욕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厥陰이라는 상황을 판별하거나,
그것이 정기로 작용하는지 사기로 작용하는지의 여부를
단순히 느낌만으로 알기 어려울 때에는 色이나 形狀, 맛 등으로 추리를 할 수도 있는데
우린 바로 이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少陰은 삿되게 작용이 되면 음탕하거나 방탕한 마음,
방종, 퇴폐적 쾌락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太陰의 삿된 작용은 음식을 많이 먹은 포만감, 지루함 등으로 나타납니다.
여러분 주변의 인생의 실패자들을 보십시오.
그저 나태하고 지루해 보이며 비대합니다.
젊었을 때는 좀 陽明해야 합니다.
少陽之氣가 삿되게 작용할 때는 잔혹함, 잔인한 내면의 氣가 표출되게 됩니다.
몰인정하게 됩니다. 경계의식이 강하면 냉정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열등감, 자기 비하의식, 공격적인 성품, 방어의식 등은 少陽之氣입니다.
陽明이 나쁘게 작용하는 것은 너무 궁상스러운 것, 또는 거지근성입니다.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다소의 조심성, 긴장감은 있어야 되지만
太陽之氣가 邪氣로 작용하면 겁이 많고 졸렬한 사람이 되거나
의혹과 의심이 많은 사람이 됩니다. 니힐리즘 즉 허무주의도 여기에 속합니다.
이상이 六經이 바르게 작용할 때와 삿되게 작용할 때의 유심적인 取象입니다.
그런데 이 唯心的 取象은 이해하기는 쉬울지 모르나
사람을 보았을 때 직관으로
그 사람의 유심적 취상을 포착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무척 어렵습니다.
환자를 볼 때 우리는 觀形察色을 하지요.
관형찰색 가운데 色을 한번 살펴봅시다.
여러분! 도서관 간판을 음식점에 단다면 어울릴까요?
모든 상점에는 그 업종의 분위기에 맞는 색깔이 있습니다.
厥陰은 靑色이나 綠色에 해당하지요.
그러므로 얼굴에 푸르팅팅한 怒氣가 등등하다고 하면
足厥陰肝經의 에너지가 얼굴에 모였기 때문입니다.
어린아이들 診脈을 어떻게 합니까?
手陽明大腸經에 흐르는 에너지를 중시하지요.
이 수양명대장경은 가장 투명하고 陽明하므로 속에 있는 열이라든가
병변이 아주 잘 드러납니다.
맑은 물속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한두 살 된 애기를 데리고 온 엄마가
“얘가 푸른똥을 싸는데 驚氣가 있는지, 없는지요?”하고 물어오면,
애기 눈을 뒤집어 보고 항문을 열어 보고 발톱보고
맥진한답시고 寸, 關, 尺을 찾을 겁니까?
세 손가락을 애기 손목에 얹으면 팔뚝까지 덮힐텐데요.
이 때는 手陽明大腸經이 흐르는 두 번째 손가락을 보고 알아내야 합니다.
그러면 脈에 대해서 잠깐만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양의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의사들은 옛날에 임금의 애첩을 실만으로 맥을 짚어보아 병을 알아냈다고 하는데,
우리는 직접 청진기로 심장소리를 듣고,
심전도 검사까지 해도 모르는 병이 많은데 맥을 보고 병을 알아낸다고?
세상에 그렇게 우둔한 사람들이 있다니”
脈學을 공부할 때 옛날 스승님께서 멋진 비유를 해 주셨던 것이 생각나는군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지 알고자 할 때 나무뿌리 쪽을 보아서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태풍이 아닌 다음에야 뿌리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뭇잎은 작은 바람에도 살랑살랑 흔들리는 법이다”
한 나라의 정치가 잘 되고 있는지를 알려면
시골 면서기 9급 공무원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심장에 청진기를 대어서 알 수 있는 것은
結代脈이나 不整脈과 같이 쿵덕 쿵덕~쿵덕덕 하는 불규칙적인 맥박 정도입니다.
이렇게 불규칙적으로 맥이 뛰는 사람은
한방에서 볼 때는 眞陰이 모두 고갈된 사람이므로 죽음이 임박한 사람입니다.
나무의 말단부분인 나뭇잎을 보면 바람이 부는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듯이
몸의 말단인 손끝을 짚어보면
인체내부의 미묘한 움직임까지도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뜨고(浮脈), 가라앉고(침脈), 빨리 뛰고(數脈), 늦게 뛰고(遲脈), 매끄럽고(滑脈),
꺼끌꺼끌(澁脈), 속은 비고 겉은 단단한 芤脈(규맥은 血虛에서 온다고 함),
또 속은 實한데 겉은 없다(氣虛)는 등…
이 脈診을 하는 손을 거칠게 다루어 상하게 하면 안 됩니다.
옛말에 “脈도 모르고 침통 흔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가 왔을 때 脈도 보지 않고 頭痛이라 하면 列缺穴,
소화가 안 된다고 하면 足三里, 이런 식으로 해선 안되지요.
脈을 일단 보고 빨리 뛴다고 하면
“으흠, 熱이 있겠군. 그러니까 太陽經이나 陽明經을 써야겠다”
이렇게 맥을 보고도 처방이 곧바로 나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 한의사들 중 99.9%는 침놓을 때 맥을 보지 않습니다.
이렇게 脈을 보지 않는 이유는 맥을 보는데 대한 어려움보다
맥에 대한 신뢰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나뭇잎을 아주 미세하게 흔드는 바람일지라도, 오래 방치하면 병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가벼운 병, 혹은 병이 오기 전에 미루어 짐작하는 것은 맥이 아니면 안 됩니다.
脈學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자기가 화가 났을 때나, 체했을 때, 오줌이 안 나올 때나,
땀이 안 나올 때, 오한이 날 때 등 자주 자신의 맥을 본다고 합니다.
王叔和 선생에게 누가 묻기를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해서 그렇게도 맥을 잘 보십니까?”고 하자
“나는 내 자신의 맥을 스스로 10년 동안이나 지켜보았네. 그러니까 터득되더군!”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맥을 열심히 보십시오.
여러분들의 감정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맥을 짚어 보세요.
그리고 여러분은 추호라도 이 맥학을 불신하지 마십시오.
어린이의 맥은 어디를 어떻게 봐야 합니까?
바로 두 번째 손가락의 手陽明大腸經을 봅니다.
陽明한 사람은 곧잘 남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등 자신의 속을 잘 드러냅니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 왔을 때, 방향이나 특정한 물건을 가리킬 때,
우리는 예외 없이 둘째손가락을 사용합니다.
즉 陽明은 표지판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실핏줄이 기관까지 올라가면 경기가 시작되고,
명관까지 올라가게 되면 생명이 위독하게 됩니다.
놀래서 얼굴이 푸르팅팅한 것은 이와 관계가 있는 것입니다.
少陰은 赤色, 太陰은 濕土니까 黃色,
少陽은 赤白光色(뜨겁지 않은 빛과 유사함)입니다.
여러분은, 화가 무지하게 났을 때인데
의외로 냉정을 찾아서 아주 표연해지는 경험을 하신 적이 있었을 겁니다.
화가 나면 몸을 파르르 떨거나,
살기등등한 사람을 볼 때 소름이 끼치는 것이 少陽之氣입니다.
陽明은 白色, 太陽은 黑色이라고 대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주는 어떤 경락에 해당할까요.
흑색과 붉은 색이 섞인 것이므로
太陽寒水나 少陰君火가 내포된 어느 경락이 되겠지요.
자주색은 經絡上 手太陽小腸經에 가깝다고 봅니다.
산이 많은 지형에서 사는 민족은 대개 백색 옷을 입는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든 높은 공중에서 내려다 봐서 어떤 일정한 색의 옷을 많이 입고 다닌다면
그 색깔만으로도 국민성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저의 주역 선생님이 주역의 신비함을 말씀하실 때 해 주신 것입니다.
카르멘 같은 여자에게는 자줏빛 옷을 입혀야지
보라색이나 하늘색 내지는 애매모호한 색의 옷을 입힌다면 어울리겠습니까?
이렇게 되는 까닭은
각각의 색깔이 가진 이미지가 경락의 이미지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보라색이나 회색은 어느 經絡에 해당이 되겠는지
여러분 스스로 추측해 보셔서 주역의 오묘함을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느 색 하나를 집중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병적입니다.
저더러 바둑통을 만들라고 한다면 하나는 빨간 통, 또 하나는 파란 통을 만들겠습니다.
그리하면 흑과 백의 바둑알, 中央土인 황색 바둑판,
赤과 靑의 바둑 통으로 五行의 다섯 색이 모두 완비되지요.
만약 바둑판을 참으로 무난한 中央土의 황색으로 하지 않고
자주나 보라색으로 칠했다면 눈이 어지러워 몇 시간 두지를 못할 것입니다.
이렇게 옛 사람들의 지혜는 우리가 생각해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의상의 색도 마찬가집니다.
뚱뚱한 사람은 가볍고 밝은 옷을 입어야지
검정이나 자줏빛 옷을 입으면 보기에 아주 무겁고 보기도 좋지 않을 것입니다.
또 몸이 마른 사람이 너무 밝고 가벼운 옷을 입으면 이내 날아갈 것 같겠지요.
이때는 좀 무거운 색상의 옷을 입어야지요.
六經上의 相生相克과 보완관계는 대단한 것입니다.
한약을 지을 때에도 약을 다 짓고 보니까
전반적으로 색깔이 우중충하다 싶으면
五味子나 紅花 조금, 枸杞子 조금 그리고 청색을 띤 약도 조금 넣습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음식은 입만으로 먹는 게 아니라 눈으로도 먹는 것입니다.
祭禮는 密敎禮式으로부터 온 것인데
제삿상에는 木・火・土・金・水의 오색이 다 들어 있습니다.
밤새도록 책을 보면서 줄담배를 피웠다고 합시다. 무엇을 먹으면 좋을까요?
“方藥合編”(杏林出版 P.188)에 있는 ‘煙草’를 보면
‘담배는 陽盛氣越하여 건조하므로 火가 많거나 氣虛多汗한 사람에게는 마땅치 않는데
혹시 담배에 취해서 넘어지는 사람에게는 냉수나 설탕물을 먹이면 깨어난다’
고 나와 있지요.
담배는 陽明燥金에 가깝습니다.
맵고 가볍지요. 또한 연기를 쐬면 건조해지기 마련이지요.
그러므로 건조를 완화시키는 데에는 물을 뿌려주든가 단맛(설탕 물)이 제격이지요.
최루탄에 중독된 경우라도 한의사는 陰陽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煙草는 性이 純陽하여 善行 善散하므로 陰滯에 쓰면 神效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삐쩍 말라서 濕도 없고 진액이 부족한 사람이 담배를 피우니 암에 걸리지,
뚱뚱하고 冷한 것 좋아하는 사람은 절대 담배로 인한 암은 걸리지 않습니다.
처어칠 같은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보기에도 얼마나 좋습니까.
담배는 무조건 암의 원인이다는 생각은 어리석습니다.
大黃이나 附子, 人蔘도
잘못 쓰면(陰陽을 모르고)암의 원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옛날 어느 한의사가 의대를 졸업한 아들을 두었는데
나중에 그 아들이 박사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그 무렵 페니실린이 마구 들어오기 시작했고,
양방의사들은 이 페니실린의 효능을 너무나 믿은 나머지
아무에게나 막 주사를 놓게 되었지요.
지금은 After skin Test를 합니다만 처음에는 하지 않았어요.
한의사 아버지가 아들에게 페니실린의 출처를 묻자
아들은 무식한(?) 아버지를 責하며
구라파 사람이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대답을 했지요.
그러자 그 아버지는
“不作用이 있을 테니 陰人에겐 쓰지 말아라.
陰虛火動에는 좋고 熱에는 좋을지 모르나 뚱뚱하고 濕한 사람에게 쓰면 안 된다….”
그러자 아들은 아버지를 비웃었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후 페니실린 쇼크로 죽는 사람이 도처에서 속출했습니다.
이리 되고 나서야 비로소 주사 전에 skin test를 하게 되었지요.
마른 여자들의 담이 끓는 기침이나 냉대하에는 페니실린이 잘 듣습니다.
그러나 몸이 비대한 사람들이 날이 궂으면 몸이 쑤시고 냉이 많이 흐르거나,
음식 많이 먹고 드러눕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페니실린이 무효합니다. 왜 그럴까요?
페니실린은 濕地에서 나온 濕毒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소위 폐결핵이라고 하는 陰虛火動에는 잘 듣기 마련입니다.
六味地黃湯에 知母・黃栢을 넣거나
滋陰降火湯(中統42번)을 써야 하는 증세에는 들을지 모르지만
뚱뚱한 사람에게 쓰면 페니실린의 약성이 강하니까 우선 듣는 듯 하다가는
다시 또 재발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양방에서 일컫는 전립선염, 트리코모나스 膣炎 따위의 濕해서 오는 병은
마이신으로 고치기에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한방에서는 補中益氣湯에 半夏나 南星을 넣는다든지 해서
거습지제를 쓰면 쉬 나을 수 있지요.
厥陰은 신 맛, 少陰은 쓴 맛 중에서도 거두어들이는 쓴 맛입니다.
멍게를 먹어보면 맛이 쌉싸름 한데도 자꾸 침이 생기고 삼키고 싶어지지요.
이것은 少陰君火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쓴 맛인데도 뱉아내고 싶은 맛이 있는데 이것은 少陽이지요.
太陰은 甘味, 陽明은 辛味, 太陽은 鹹味로 분류됩니다.
짠 맛도 내뱉고 싶은 맛이지요.
그래서 구토를 시키고자 할 때 소금물을 먹이는 것입니다.
“東醫寶鑑”에 보면, 酸味를 많이 먹으면 음욕이 많아진다고 쓰여 있습니다.
신맛을 많이 먹으면 명예욕이나 권력욕, 야심이 많아지는 법입니다.
그러므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음식을 좀 시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은 좀 맵게 먹는 것이 좋지요.
이번에는 소리에 관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소리에는 五音 즉 宮(土), 商(金), 角(木), 徵(火), 羽(水)가 있습니다.
만일 도레미파솔라시도를 木火土金水에 배속을 시킨다면 배속이 될까요?
이것은 五行上의 관점과 六氣上의 관점을 터득하기 전에는 불가능하겠지요.
그렇다면 宮・商・角・徵・羽를 오행에 배속시킨 옛 선인들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 속에는 五行的인 차원의 다른 여러 의미가 들어 있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이 五音의 意味를 잘 알지 못합니다.
천계에서 누가 내려 왔을 때,
이 地球上의 글자 중 가장 멋진 언어를 찾아보라고 한다면
아마 한글을 선택하리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五行과 六氣가 혼합되어 나오는 것 같거든요.
즉 形의 盛衰인 器와 氣의 多少인 質이 혼합된 상황과 같지요.
‘아’와 ‘우’의 중간 음을 ‘음’이라고 앞에서 말씀 드렸는데
옛 부터 내려오는 치료법 중에 ‘아 어 음 이 우’를 일정한 방법으로 계속 반복을 하면
어떤 질병이라도 다 낫는다는 음성치료법이 있습니다
(단, 이때는 각 發音의 입술 모양을 확실히 해주어야 합니다).
지금 ○○道에서 어떤 분은 오직 음성학만으로 병을 치료하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한글의 모음은 형상에서 따온 것이라는데
여러분은 이점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는 아예 벌어졌고, ‘우’는 아주 움추려 들었고 ‘음’은 그 중간이지요.
제가 中央土의 개념을 강조해왔듯이
어떤 음이든지 중간 음을 거쳐서 지나가야 됩니다.
‘어’는 상하로 벌어졌다가 닫히는 기분이 있고
‘이’는 옆으로 벌어졌다가 닫히는 기분이 있지요.
이렇게 ‘아 어 이 우’를 반복할 때
中央土인 ‘음’을 각 발음을 할 때마다 거치게 된다는 것이지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성삼문, 박팽년이 금강산에 가서 글자를 짓기 위해 고민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道人이 희귀한 경전을 전해주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공인 인간이 내는 音이란,
音을 벼리(網)로 삼아 인간의 생각 전부를 다 담으려고 애를 쓴 것이겠지요.
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멜로디나 곡 자체의 분위기, 발음에서 느끼는 감흥이 각기 다르고
이것이 종합되었을 때의 느낌이 또 다른 점은 참으로 묘합니다.
산토끼 노래의 종성에 ㄹ과 ㄱ 을 각기 붙여서 발음해 보세요.
’살톨낄 톨낄얄…’, ‘삭톡끽 톡끽약…’이 둘은 전혀 색다른 느낌이지요.
ㄹ이 종성일 때는 긍정적이나
ㄱ 이 종성일 때는 긍정적인 느낌이나 殺氣를 느끼게 되지요.
따라서 전자나 후자에는
각기 다른 어느 경락이 중점적으로 연관되어 작용하고 있음이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공자는 ‘한 나라에 들어가서 어떤 음악이 유행하고 있는 가 듣기만 하면
그 나라의 민심을 알 수가 있다’고 했습니다.
음악으로 인심을 부드럽게 하는 것은
마치 보리가 봄바람에 눕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를 깨친 사람들은 새 소리, 짐승 소리를 듣고
그것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을 읽는다고 합니다.
인간은 모든 경락을 골고루 쓸 수 있는데 비해서
동물들은 대체로 한두 개의 경락을 극단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축인묘…의 열두 동물을 취상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取象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가벼이 생각지 마십시오.
옛 성인의 지혜를 깨닫도록 많이 노력하셔야 됩니다.
이번에는 자음을 六經的으로 분류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太陽寒水는 대체적으로 ㄹ,ㅊ받침(종성)에 가깝습니다.
太陰은 ㅁ과 ㅂ 에 가깝고,
ㄱ, ㅋ 은 살기가 있으므로 陽明燥金에 해당하고,
ㄴ, ㅇ은 少陰에 가까우므로 종성에
鼻音인 ㄴ, ㅇ이 있으면 애교가 있거나 섹시합니다. (여보-ㅇ).
콧소리를 많이 내는 나라는 감성리듬이 발달되므로
프랑스를 예술의 나라라고 함은 지극히 당연할 것입니다.
厥陰은 ㅎ 에 해당하고, 少陽은 ㅅ과 ㄷ 에 해당합니다.
ㄹ 은 공포에 대한 조심성에 가깝고
ㅎ 은 무형의 지식이나 권력 또는 명예를 인정할 때 나오는 소리입니다.
평소에 무심코 내뱉는 소리를 잘 들어보면 이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형상을 六經的으로 분류해 보기로 합시다.
제가 지금 강의하고자 하는 형상이란
太陰人, 太陽人, 少陰人, 少陽人으로 나누는 四象醫學的인 부분이 아니고
기분에 따라 좌우되어 표현되는 분위기적인 부분을 일컫습니다.
(참고: 기분이란 氣가 分한 것 즉 氣가 나뉜 것입니다.
기분이 좋다면 氣가 좋은 쪽으로 나누어 간 것이고
“오늘은 기분이 나빠”라고 한다면 氣가 나쁜 쪽으로 나뉜 것이지요.
“나는 氣가 厥陰이다”라고 한다면 氣가 궐음 쪽으로 나뉜 겁니다.)
이렇게 어떤 기분은 어떤 형상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닐까요?
어깨에 힘을 주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보면
저 자식이 깡패 기질이 있나 하고 생각케 되고,
며느리를 처음 봤는데 시부모 앞에서 히프를 산들산들 흔들며 걸으면
도화살이 있나 하고 이야기합니다.
뒷짐지고 거만하게 어슬렁어슬렁 걸어가는 사람,
어깨를 떡 벌리고 폼 잡고 가는 사람, 어깨가 축 처진 사람 등 다양합니다.
우리는 이런 경우를 미루어 어떤 짐작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것에는 어떤 일정한 rule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지요.
대화 중에 겁먹은 표정을 짓거나 곧잘 웅크리는 사람이 있다면,
“쟤는 늘 얻어터지고 살아왔나?”하는 생각이 들지요.
무슨 일을 도모할 때면 으례히 웃통을 벗어 던지는 사람도 있고
조심스럽게 구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참 묘하지요.
표정도 가지각색, 앉는 모양도 가지각색, 손놀림도 가지각색, 모두가 가지각색이지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폼을 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보고는 대뜸
“아니! 무슨 고민이 있으세요?”하고 물어옵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면
장궁노현(張弓弩弦)(머리가 발에 닿을 만치 앞으로 구부러진 病)과
角弓反張(눈이 뒤집히면서 입에 거품을 물고 몸이 뒤로 젖혀지는 병)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둘의 陰陽을 짐작하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평소 우리가 접촉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기 과시를 잘하고 배를 내밀어 뒤집기를 잘하는 사람과
곧잘 숙이고 구부리는 사람을 관찰해보면
위의 두 가지 병에 대한 음양은 물론 원인까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형상은 한 사람의 심기를 드러내는 것이므로
장궁노현(張弓弩弦)에 肺正格(肺를 보함)을 쓰는 기이한 처방은
전혀 엉뚱한 것이 아니지요.
그것은 肺正格이 張弓弩弦에 걸린 그 사람의 心氣에 접맥되기 때문입니다.
舍岩道人은 곱추를 肺正格으로 낫게 해주었습니다.
저 역시 허리가 자꾸 앞으로 꼬부라지는 스님을 肺正格으로 완치시킨 적이 있습니다.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다소곳이 듣고 있는 표정은 어떻습니까?
아랫입술로 윗입술을 조금 덮고
만족한 얼굴로 눈을 척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끄덕하지요.
어떤 표정이나 형상은 이렇듯 唯心的인 기운, 즉 심기를 나타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각 經絡에도 特定的인 마음, 特徵的인 형상이 있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약초나 동식물 사람뿐 아니라 만물의 모든 형상을 통해서
그것들이 가진 어떤 기운의 多少를 추리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한방에서 모든 씨(五味子, 兎絲子, 枸杞子, 覆盆子, 蛇床子)는 거의 精力制로 쓰지요.
그러니까 결국 식물의 씨는 우리 인간에게도 씨로 쓴다는 거지요.
또 식물의 모양을 또 어떤 기운을 추리하여
어떠어떠한 經絡의 補瀉에 쓰겠다고 짐작할 수도 있겠지요.
가령 陽明의 기운이 뾰족한 형상의 식물은
陽明기운을 보충시켜 준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한방에서 가시를 약으로 쓰는 것으로 皂角刺가 있습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는 가시덤불이 무성하다’고 쓰여 있습니다.
전쟁이 지나간 자리에 왜 가시덤불이 무성할까요?
사람들이 모두 살기 등등 했으니 그곳에서는 뾰족한 식물 밖에 더 자라겠습니까?
陽明之氣나 少陽之氣가 강한데 무우나 사과, 배 등의 식물이 잘 될 리가 없겠지요.
여러분이 아실지 모르겠지만 경주 근처에 ‘乾川’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皂角刺가 가장 많이 나는 곳입니다.
신라와 백제의 옛 격전지였기 때문에
건조하고 뾰족한 陽明기운이 강한 것 밖에 더 자라겠습니까?
또 건조한 땅(乾川)에서 건조한 식물이 태어남은 당연하지 않겠어요.
그러므로 인체 내에 뾰족한 경락이 있으면
그 경락에는 뾰족한 에너지가 강력하게 흐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性品이 뾰족한 천산갑(穿山甲)이나 조각자(皂角刺)는
통하게 하거나 뚫어내는 破積之劑로 씁니다.
이렇게 한방에서는 무형의 기운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고
어떤 형상에 따르는 성품도 읽어내어 다루고 있습니다.
厥陰은 무엇이든지 거두어들이고(收) 품에 안아서 끌어들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가령 발산되는 모양의 식물(민들레 씨와 터지기 일보직전의 것)이 있다면
그것을 먹었을 때 인체 내에서도 發散之氣가 생기게 되지
收歛之氣가 생길 수는 없지 않겠어요.
이에 비해 五味子, 覆盆子 등은 거두어들이는 성품이 있지요.
한 나무에 열린 사과라 하더라도 다 익어서 단맛일 때는 太陰經으로 가지만
신맛의 풋사과를 먹으면 厥陰經絡으로 가게 됩니다.
또 厥陰經은 風木이지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어떤 경향이 있습니까? 어떤 현상이 생기게 됩니까?
온도차이에서 생기는데 기압차가 이루어지면서 회전을 하지요.
즉 기압이 낮은 곳으로 자꾸 들어가려고 합니다.
周易八卦에도 ‘巽은 入也라’ 巽(風)은 들어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저 친구 바람끼가 있군”하고 말하는 것은 여러 여자에게 접수가 된다는 이야기지요.
그러므로 바람이라는 것은 들어가고 싶어하는 성질이 있는 겁니다.
식물도 햇빛과 퇴비가 좋은 상태라 해도
바람(공기)을 잘 소통시켜 주지 않으면 이상하게도 잘 크지 못합니다.
사람에게 바람을 쐬어 주고자 할 때는 厥陰經絡을 취하지요.
여러분은 바람이 가진 기본적인 특성을 그저 단순한 움직임으로만 여길지 모르나
실질적으로는 회전을 합니다.
근육이 厥陰에 속하는 까닭도
근육과 바람은 둘 다 이 움직이는 성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또 그 움직임 속에는 약간의 탄력성도 담고 있지요.
운동선수의 근육은 언제나 팽팽히 모여 있지요.
또 구름이 하늘 가운데에서 마구 뭉치기 시작하면
“아하! 저기에는 궐음 기운이 있군”하고 추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명예나 권력을 잡고 과시하고 폼 잡는 사람들을 보면 厥陰에 대한 이해가 용이합니다.
작게는 깡패, 크게는 권력자 혹은 많이 아는 사람들의 행색을 보면
대체로 거만하고 모든 걸 내려다보고 자기만 다 안다는 눈빛이지요.
이번에는 少陰君火에 대하여 말씀 드리겠습니다.
少陰君火는 藝術的이고 다소 性的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즉 감성적인 사람이 지닌 특성과 동일합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상승하는 성품이 있습니다.
이 올라감은 콱콱 뚫고 오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부드럽게 무언가 번성하는 듯한 느낌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少陰君火가 잘 발달된 사춘기 시절에는 조금만 웃겨도 까르르 웃고,
말똥 굴러가는 것만 보아도 웃습니다.
少陰氣가 발달된 기생들은 걸음걸이조차도 산들산들 가볍지요.
蘭과 같이 유연하고 야들야들 연하게 자라는 식물이 있다면
‘너는 감성이 예민하겠군’ 또 ‘찬 것에 특히 약하겠군’하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겠지요.
덩쿨식물의 대부분이 맛이 시어 厥陰에 속하는데 비해
少陰君火에 해당하는 식물들은 아주 야들야들 간들간들 하면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기운을 일컫습니다.
어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蘭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그리기를 좋아한다면
이 사람은 少陰經絡이 虛하므로 少陰經의 특성에 자신도 모르게 이끌린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少陰經을 補해 주어야 하겠지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해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래에서 위로 그림을 그렸다면
위에서 아래, 좌에서 우, 우에서 좌로도 그림을 그려 봐야 합니다.
다음은 太陰을 보도록 합시다.
太陰은 濕이므로 대체로 축축하고 안으로 가라앉는 특성이 있습니다.
중화가 잘 되어 무난한 형상 즉 둥글게 원을 그리는 형상입니다.
太陰은 甘味로서, 모든 것을 완화시키므로 살기가 있을 리가 없지요.
그러므로 감초가 諸毒을 중화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太陰은 수분이 많고 부드러우며 중화성이 있고 또 살(肉)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바나나와 배를 비교해 봅시다.
바나나의 肉質은 부드럽고 황색이나 배는 육질이 파삭거리며 백색이지요.
그러므로 배는 陽明燥金에 가깝습니다.
太陰濕에 해당하는 쇠고기를 많이 먹고 속이 거북할 때에는
陽明燥金인 배를 먹어야겠지요.
장차 이런 경험을 꾸준히 축적시켜서 상황에 맞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少陽을 보겠습니다.
少陽은 厥陰과 반대의미로서 안에서 밖으로 폭발할 것 같고,
튕겨져 나갈 것 같거나 발산되는 것과 같습니다.
빛이 발산되어 나오는 듯 하지요.
少陽之氣의 사람을 보면 눈이 부리부리하고 눈에서 빛이 나오는 듯합니다.
권력자처럼 거만하게 빨아들이는 눈빛이 아니고
少陽之氣의 사람은 눈이 반짝거립니다.
눈에 핏발이 선 듯도 하고 안 선 듯도 하지만 여자를 밝히는 탐욕스런 눈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눈을 부릅뜨기를 좋아 합니다.
또 少陽之氣의 사람은 장군의 像이라 볼 수도 있지요.
절에 들어서면서 입구에 四天王 像이 있는데, 그 눈을 보면 불똥이 튈 것만 같습니다.
그렇듯이 少陽之氣는 동식물을 막론하고 안에서 밖으로 폭발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반딧불이나 전기뱀장어도 여기에 속하겠지요.
물론 고기표면의 미끌미끌한 비늘 쪽이야 太陰濕에 속하겠지만
불이나 전기는 少陽之氣에 속합니다.
陽明之氣를 보면 양명은 太陰의 반대이므로 다소 뻣뻣하고 견고합니다.
또 건조하지요. 마치 키가 쭉쭉 자라는 형상입니다.
전나무나 떡갈나무 같은 것을 보면 껍데기 부분에 陽明之氣가 많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 많이 먹인다고 그게 다 살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못 먹인다고 키가 영 크지 않는 것도 아니지요.
통통하고 작달막한 사람보다 키가 껑충 큰 사람이
속으로 불만이 많거나 날카로운 점이 않습니다.
식물도 습지에서 자란 오동통한 버섯과 건조한 산비탈에서 자란 전나무는
서로 성품이 판이하게 다른 것이지요.
그 다음 太陽之氣를 보면 太陽寒水는 물은 많되 긴장성과 위축성을 갖고 있습니다.
겁을 먹었을 때, 공포를 느낄 때의 긴장감이 太陽寒水의 특성입니다.
이상의 六經에 따른 형상적인 개념이나 색, 소리 등은 대체적으로 그러하다는 것이지
반드시 그렇다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는 내용입니다.
그저 六經의 개념을 여러분들에게 가르치는 방편으로 이렇게 추리를 해 본 것이지요.
이상의 모든 것을 뒷면에 도식화 하였으니 참고로 삼아
각자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白芥子를 예로 들면, 白芥子의 맛이 어떻습니까?
매운(辛) 맛입니다.
그러면 이것이 자라는 땅의 토질은 어떻겠습니까?
백개자는 陽明燥金之氣가 많은 건조한 땅에서 자랐다는 것을 추측할 수가 있겠지요.
산수유는 통풍이 잘 되는 땅에다 심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산수유는 바람(厥陰風木之氣)를 잘 맞아야 신맛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과 재배를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하면 맛이 시어집니다.
그래서 산중턱 같은 곳에다가는 사과 재배를 하지 않지요.
육경공부를 깊이 하다 보면
자기 주변 사람들의 성품이나 성장한 곳을 알 수가 있게 됩니다.
그리고 “아하! 너는 어느 經絡에 병이 있겠구나”하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뚱뚱한 체격에 졸기 잘하고 먹는 것을 밝히는 환자가 왔다고 하면
이런 太陰之氣의 사람에게는 허리가 아프건 頭痛이건 腹痛이건
일단 陽明經을 꽉 쑤셔주면 정신이 바짝 들게 됩니다.
그저 무엇이든 남의 잘못을 지적하기 좋아하는 공격적인 성격의 사람에게는
厥陰經을 補해 주면 됩니다.
이쯤 되면 여러분들은 舍岩針法의 핵심적인 부분을 10%정도 공부한 셈입니다.
우선은, 환자의 병증 즉 두통, 치통 등에 구애되지 말고
그 사람의 체격 성격을 먼저 보아야 합니다.
환자가 들어 왔는데, 눈꼬리를 내리고,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서
“어떻게든 좀 고쳐주세요”라고 하며 궁상맞은 행세를 하는 사람은
陽明經絡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太陰經絡을 補하면 되겠지요.
저는 환자를 豫診하고 나서는 같이 일하는 분들과 토론을 많이 합니다.
혼자 보는 것보다는 두 사람이 보는 편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볼 때가 더 낫거든요.
또 같은 환자라도 어제와 오늘의 기분이나 심경이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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